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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X원티드] 콘텐츠 전략가가 고객 경험에 기여하는 방식

김모밍 2024. 3. 3. 21:54

사람을 사로잡는 서비스의 비결

너무나 유명해서 많은 분들이 있으셨을 <훅>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브랜드/서비스를 사용자의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습관으로 만들려면 사용자를 사로잡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겠죠. 사용자를 사로잡는 서비스들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사람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행동에 따라 반응하며 원하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너무 과도한 양이나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 사용자는 서비스를 귀찮은 대상으로 여길 것이고, 정보가 충분치 않다면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용자가 길을 잃거나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자

서비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글쓰기를 UX라이팅이라고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사용자는 누구인지,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고, 그 결과를 쉽고 빠르게 안내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구상하고,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UX라이팅 아티클에서 매번 강조하는 것 같은데, 고객의 시나리오와 여정(User Flow)을 면밀하게 분석해야만 전후 맥락을 고려한 UX라이팅이 가능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객과 맥락 분석이 UX라이팅의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Case study. 휴대폰 중고기기 보상판매 서비스

쿠팡은 최신 휴대폰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중고기기 보상판매'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이 때, UX라이터의 미션은 ¹고객이 서비스의 장점과 이용방법을 이해하고 ²자신이 사용 중인 휴대폰을 시세 조회한 후 ³최신 휴대폰을 구매하고 나서 ⁴서비스를 신청하고 ⁵상품 구매 후 진행상태를 확인해 ⁶최종결정을 내리도록 안내하는 것이었습니다.

 

상품상세 페이지

자, 우선 '중고기기 보상판매' 서비스를 왜 런칭하는지 부터 생각해봅니다. 서비스(비즈니스)의 목적은 보상판매를 통해 새로운 기기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최신 휴대폰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 보상'이라는 혜택을 내세워 가격 부담을 낮추고자 합니다. 이에 대한 메시지를 모바일 상품 리스트, 검색결과, 상품판매페이지 등 터치포인트에 노출하는 것입니다. 이 때 해당 서비스는 상품을 구매했을 때만 제공되는 서비스임을 정확하게 인지시켜야 합니다.

 

➁ 자세히보기 페이지

'자세히보기' 버튼을 터치한 고객, 즉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고객에게는 서비스 정보에 대해 쉽고 명확하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잡할 수 있는 절차와 많은 양의 정보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화면을 나누고, 각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가도록 콘텐츠를 구성합니다.

 

우선 어려운 표현은 쉬운 언어로 풀어쓰고, 고객이 해야 할 행동은 이미지와 레이블로 정확하게 지시하고, '시세 조회하기'의 버튼명으로 다음 화면을 예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고객을 고려해서 언어를 다듬고, 적합한 콘텐츠를 선택하고, 다음 플로우를 예상하게 구성합니다.

 

페이지 앞단에서는 세부 혜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고, 모바일 화면 이미지를 활용해 신청방법의 가독성과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기타 주요사항이나 서비스 정책은 추가 정보를 제공하듯 FAQ로 묶어 쉽게 풀어썼습니다.

 

➂ 시세조회 페이지

'시세 조회하기' 버튼을 누르면 시세 조회를 위한 기기 정보입력을 진행하게 됩니다. 기기 정보를 모두 입력하지 않았을 때와 입력했을 때 CTA 버튼의 문구를 다르게 보여줌으로서 고객에게 현재 상태와 해야 할 행동을 알립니다. 기기 정보를 모두 입력하지 않았을 때는 "정보를 모두 선택해주세요"가 노출되고, 정보를 모두 입력했을 때는 "예상 보상금액 확인하기" → "쇼핑 계속하기"의 문구가 노출됩니다.

 

➃ 주문/결제 및 구매완료 화면

보상판매 서비스는 쿠팡에서 휴대폰을 구매해야만 신청 가능하므로, 시세 조회 후에는 보상판매 신청이 언제 가능한지 구매 단계마다 알려주어야 합니다. 장바구니에서는 "구매 시 중고기기 보상판매 신청 가능"주문/결제 페이지에서는 "쓰던 폰 보상판매는 결제 완료 후 신청 가능합니다"  > 구매완료 페이지에서는 "쓰던 폰 보상판매, 지금 신청하세요, 마이쿠팡 > 주문상세에서도 신청 가능합니다"로 단계별 신청 시점을 알 수 있도록 메시지를 설정했습니다.

 

➄ 보상판매 신청 후

고객이 보상판매를 신청했다면, 마이쿠팡 페이지에서 보상판매 신청 후 절차와 진행과정을 안내하여 서비스 진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안심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아주 당연한 부분인데, 한번도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면 놓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방문수거 이후 보상 금액이 책정된 후에는 고객에게 이를 안내하고 보상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유도하는 메시지까지 작성해서 마무리합니다.

 

최신 휴대폰을 구매하려는 고객, 즉 잠재 고객이 '중고기기 보상판매'라는 서비스를 인지하고, 휴대폰 구매 후 서비스를 신청하고, 최종 보상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전체적인 서비스 경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의 맥락과 흐름 파악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고객이 겪는 문제를 글로 해결하는 UX라이팅

적절한 단어를 찾고 문장을 작성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처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글로써 제안하는 것이 UX라이터입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가장 효과적인 터치포인트를 찾아, 알맞은 콘텐츠를 구성하고 제작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문제가 없는지 UT(User Test)로 검증하며 콘텐츠를 보완하고, AB테스트를 활용해 콘텐츠가 실제 서비스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다음 전략을 수립합니다.

 

 


고객과 대화하는, UX라이팅 원칙

그렇다면 서비스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작성하는게 좋을까요? 쿠팡의 로켓프레시의 신선식품 추천 위젯 타이틀 케이스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 고객이 겪는 상황에 몰입해 질문하기 (when? why?)
  ∟ 신선식품이 필요한 때는? 언제 재구매를 하고 싶을까?

- UX로직과 텐션 파악하기 (UX에서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문제 예상하기)
  ∟ 구매상품과 미구매상품이 동시에 노출되는 상황 
  ∟ 미구매상품이 있으므로 과거형 X, 식품 카테고리를 아우를 수 있는 표현, 즐겨찾는 신선식품의 의미 포함
  ∟ 식재료가 떨어진 상황 → 냉장고가 비었다

- 콘텐츠 관점에서 Deep Dive
  ∟ 부정적인 표현을 긍정문으로 바꾸기
  ∟ 비었다 → 채운다, 고객명을 넣어 개인화된 맞춤추천상품을 강조

 

2. 쉽고 명확하게 작성합니다.

- 서비스 내 언어는 모든 연령의 남녀노소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성 (전문용어X, 한자표현 X , 구어체)
- 의미를 해석할 필요가 없을만큼 쉽고 직관적, 다음 행동을 예상할 수 있게 작성
- 오류 발생 시, 고객이 당황하거나 망설이지 않도록 이유를 구체적으로, 해야할 행동은 명확하게 제시
  ∟ 리뷰 작성을 취소하겠습니까? → 취소 / 취소하기
  ∟ 리뷰 작성을 취소하겠습니까? → 네, 취소할래요 / 계속 작성할게요

 

3. 간결하게 작성합니다.

- 강조하고 싶은 내용일 수록 핵심단어만 남김
- 불필요한 표현이나 중복되는 내용은 덜어냄
- 소리내어 읽었을 때 한 호흡 안에 읽히는 길이감
- 정보가 많은 경우, 두괄식으로 결론을 앞쪽에 배치

 

4. 일관성 있게 작성합니다.

- 화면이나 기능을 가리킬 때는 서비스 안에서 이미 쓰고 있는 용어를 사용
  ∟ 로켓와우 회원가, 와우할인가, 와우회원가 등 다르게 표기되고 있던 용어를 '와우회원가'로 통일
- 마케터, 디자이너, MD를 위한 서비스명, 용어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

 


UXer로서의 UX라이터

UX라이터는 단순히 윤문을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UXer로서 고객과 해당 서비스의 플로우를 살펴보고 서비스가 왜 개선되어야 하는지, 가설은 무엇인지, 성과지표는 무엇인지, 정말 라이팅이 필요한지, 필요 없는 정보는 아닌지, 더 나은 정보 위계는 없을지까지 생각해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와 고객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쿠팡디자인 브런치 글을 읽고 개인의 생각을 덧붙여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