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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라이팅] 콘텐츠 전략에서 UXer의 역할

김모밍 2024. 3. 1. 19:21

콘텐츠 전략에서 UX의 역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목표로 하는 UX 프로젝트에서 콘텐츠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훌륭한 UI・UX를 설계할지라도 그 안에 질 낮은 콘텐츠가 배치된다면 해당 서비스의 성공은 반쪽짜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데이터와 개인에 최적화된 콘텐츠 전략은 UX 전략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질 핵심 요소라는 부분에 저 역시 크게 공감합니다.

 

실무현장을 보면 UX 담당자가 서비스의 콘텐츠 구성과 전략에 관여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가 소속한 회사의 경우, UX 담당자는 화면 설계과 플로우를 중심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화면 내 배치하는 것까지 관여할 때도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콘텐츠 전략은 서비스의 목적/주제, 메시지의 우선순위, 대상고객 및 잠재고객 특성에 따라 콘텐츠를 표현하는 카피라이터, 콘텐츠 큐레이터를 위한 지침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콘텐츠 전략이란 *타깃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명확성'에 대한 지침과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전략 에이전시 Brain Traffic에서는 콘텐츠 프레임워크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Core Strategy를 기반으로 콘텐츠 Substance와 Structure를 구축하고, 콘텐츠 유지/관리에 필요한 Workflow와 정책적 Governanace를 정의합니다.

 

 

 이러한 콘텐츠 전략은 콘텐츠의 생애 주기 계획이므로 전사적으로 관리되지만, 기업의 조직체계 및 전담 부서의 존재 유무에 따라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속한 기업, 조직의 경우에도 콘텐츠 전략은 중요도 우선순위가 낮아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 프레임워크 관점에서 말하자면 UX 담당자들이 관여하는 부분은 Substance와 Structure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대기업의 경우 대개 아웃소싱 UX 전문가가 콘텐츠 전략 및 세부 콘텐츠를 수급받아 진행하곤 합니다. 이 때 UX 전문가가 콘텐츠를 실제 설계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당 서비스의 UX 목표에 맞춰 별도의 메시지 및 워딩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고, 전문 카피라이터를 투입해 서비스에 맞는 단어, 문구, 메시지, 화법, 톤 등의 마사지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이러한 업무들은 콘텐츠 전략의 일부로 매우 중요할 뿐더러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 영역이 바로 UX Writing입니다.

 

UX Writing

UX 라이팅은 '사용자 경험을 위한 카피라이팅 업무'라고도 정의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UX 라이팅과 카피 라이팅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Anastasiia Marushevska가 정리한 UXwriter와 Copywriter의 비교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카피라이터가 상품 및 브랜드의 세일즈/마케팅에 집중하는 반면, UX라이터는 사용자 접점에서 서비스의 이해도와 사용성 제고에 집중합니다.

 

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 UI카피를 비롯해 버튼명, CTA, 에러문구 등 마이크로카피까지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맞는 간결하고 섬세한 라이팅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작업이 중요해진 것은 대화식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적극적인 행동 유도도 있겠지만, 보다 발전된 사용자 경험을 위한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VUI(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메시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UX라이팅을 간과해서 업계의 UX 담당자에게 '넷플릭스 한국어 서비스의 UX라이팅이 s**tty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죠.

앱푸시 메세지 - 서비스가 대화를 거는 듯한 보이스톤을 활용한 29cm의 사례
에러 메세지 -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는 404에러를 표현한 픽사의 사례

 

글로벌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서는 디자인팀 내에 UX writer들을 배치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UX 라이터의 직무가 없는 조직에서 UX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 역할을 누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내부에 콘텐츠 전략 담당이나 카피라이터가 있다면 협업을 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 작업은 오롯이 UX기획자, 서비스 기획자의 몫이 됩니다. 그래서 UX 라이터 역시 본인을 UX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사용자에 대한 공감과 사용자 행동에 대한 지식/이론을 갖춰 보다 효과적인 UX 라이팅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자기계발을 좋아하는 회사 분이 계십니다. 자미자(자기계발에미친자)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농담삼아 미자언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미자언니가 <신경끄기의 기술>을 읽고 들려주었던 말들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걸 공부해? 왜 저걸 살펴봐? 라는 시선이나 목소리가 나를 향한다면, 여기엔 신경을 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가려는 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오로지 그것에 집중하면 됩니다. 배움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코 마이너스가 되는 배움이란 없으니까요.

 


위 글은 디아이 매거진의 아티클을 읽고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정리한 글입니다.